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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교육·리뷰

대한항공 프리미엄석 도입, 항공기 좌석의 새로운 판을 짜다

by 나이크 (injoys.com) 2025.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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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프리미엄석 도입, 항공기 좌석의 새로운 판을 짜다

대한항공이 도입하는 '프리미엄석'은 단순한 신규 좌석이 아닙니다. 이코노미석과 비즈니스석 사이의 새로운 계급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항공사들의 숨은 전략과 그 이면에 감춰진 좌석 경제학의 원리를 파헤칩니다.

새로운 좌석, 새로운 가치: 대한항공 프리미엄석의 탄생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스튜어디스 혜정이가 말했듯, 비행기 안은 '세상에서 가장 완벽하게 계급이 존재하는 곳'입니다. 눈에 보이는 좌석 등급은 곧 서비스의 질과 개인의 편안함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최근 항공사들은 이러한 전통적인 계급 구조를 허물고, 그 경계에 새로운 좌석을 신설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이 바로 그 선두에 서서 이코노미석과 비즈니스석 사이의 '프리미엄석'을 도입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의 프리미엄석은 기존의 항공기 좌석 등급을 뒤흔드는 새로운 개념의 좌석입니다. B777-300ER 기종 11대에 도입될 이 좌석은 2-4-2 배열로 총 40석이 마련됩니다. 이 좌석의 가장 큰 특징은 압도적으로 넓어진 공간감에 있습니다. 좌석 간 간격은 39~41인치(약 99~104cm)로 일반석보다 약 1.5배 넓고, 너비도 19.5인치(약 50cm)로 4cm가량 여유롭습니다. 여기에 인체공학적 디자인의 헤드레스트, 소형기 프레스티지석 수준인 130도까지 젖혀지는 등받이, 그리고 옆 좌석 승객의 시선을 차단해 주는 날개 형태의 '프라이버시 윙'까지 갖춰 물리적 편안함을 극대화했습니다.  

 

하지만 대한항공 프리미엄석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히 넓은 좌석에만 있지 않습니다. 기내 서비스 또한 프레스티지석 수준으로 제공됩니다. 메인 요리와 전채, 디저트로 구성된 프레스티지석 기내식이 한 상 차림으로 나오고, 와인, 차, 커피 등 음료도 프레스티지석과 동일한 품목이 제공됩니다. 심지어 상위 클래스용 담요까지 제공하는 등 좌석 자체를 넘어선 '경험'을 판매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이코노미 정상 운임 대비 약 10%'만 더 비싸다는 가격에 제공된다는 점은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제안으로 다가옵니다. 그러나 이 '10%'라는 숫자는 항공사의 영리한 마케팅 전략이 숨겨져 있습니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정상 운임이 아닌 할인 운임이나 특가로 이코노미석 항공권을 구매합니다. 대한항공의 '프리미엄석' 가격은 이러한 할인 운임이 아닌, 거의 사용되지 않는 '정상 운임'을 기준으로 책정된 것입니다. 따라서 실제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은 이코노미 특가 운임 대비 약 1.5배에 달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항공사들은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통해 소비자에게는 합리적 '가성비' 선택처럼 보이게 하면서도, 실질적인 수익을 극대화하는 교묘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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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좌석 경제학의 핵심: RASM과 비즈니스 모델의 재편

대한항공이 이처럼 좌석 등급 체계를 대대적으로 개편한 배경에는 복잡한 항공기 좌석 경제학의 원리가 숨어 있습니다. 항공사 수익 모델의 핵심 지표 중 하나는 바로 RASM(Revenue per Available Seat Mile), 즉 '가용 좌석 마일당 수익'입니다. 이는 항공기가 1마일을 운항할 때 판매 가능한 좌석 1개당 얼마나 많은 수익을 올리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항공사가 좌석 배치를 변경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바로 이 RASM을 극대화하기 위함입니다.  

 

최근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은 감소세를 보이는 등 항공업계는 수익성 확보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효율적인 공간은 곧 비용입니다. 좌석당 단가는 매우 높지만, 장거리 노선이나 특정 수요를 제외하고는 만석률이 낮은 일등석과 프레스티지석은 공간 활용 측면에서 비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특히 팬데믹 이후 비즈니스 출장이 줄고 화상회의가 일상화되면서 비즈니스석 수요는 더욱 불안정해졌습니다.  

 

이러한 시장 변화에 대한항공은 일등석을 없애고 프레스티지석을 줄이는 대신, 만석률이 높은 이코노미석과 단가가 높으면서도 수요가 꾸준한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늘리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이로써 항공기 전체의 RASM을 끌어올리고, 불확실성이 커진 비즈니스 클래스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프리미엄 이코노미의 도입은 단순히 신규 상품의 추가가 아니라, 항공사의 수익성 회복을 위한 근본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재편을 의미합니다.  

 

글로벌 트렌드 속 국내외 프리미엄 좌석 경쟁

대한항공의 이러한 좌석 개편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이미 자리 잡은 글로벌 항공 트렌드입니다. 1992년 대만 에바항공이 프리미엄 이코노미를 처음 도입한 이래, 영국항공,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루프트한자 등 세계적인 항공사들이 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왔습니다.  

 

국내에서도 대한항공의 경쟁사인 아시아나항공은 2017년부터 A350 기종에 '이코노미 스마티움'을 도입하며 프리미엄 이코노미 시장의 문을 먼저 열었습니다. 이코노미 스마티움은 일반석보다 4인치(약 10cm) 넓은 앞뒤 간격과 장거리 노선 고객에게 제공되는 비즈니스 라운지 서비스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제주항공은 '비즈니스 라이트' 좌석을, 진에어는 '지니 비즈'를, 에어프레미아는 '와이드 프리미엄' 좌석을 운영 중입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풀서비스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가 추구하는 '프리미엄'의 가치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의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좌석 공간뿐만 아니라 프레스티지급 기내식과 고급 서비스 등 '경험의 고급화'에 초점을 맞춥니다. 반면, 저비용항공사의 프리미엄 좌석은 더 넓은 공간과 함께 수하물 추가, 우선 탑승 등 '편의성 유료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은 같지만, 각 항공사의 본질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반영한 전략적 선택으로, 소비자는 꼼꼼히 따져보고 자신에게 맞는 좌석을 선택할 필요가 커졌습니다.  

좌석 크기 논란: 수익성과 승객 편의의 끝나지 않는 딜레마

프리미엄 이코노미의 확산이 환영받는 분위기 속에서도 그림자는 존재합니다. 대한항공 프리미엄석 신설과 함께 B777-300ER 기종의 이코노미석 너비는 기존보다 1인치 줄어들었습니다. 항공사 측은 시트 두께를 얇게 만들어 체감 공간은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프리미엄석을 만들더니 이코노미석을 좁혔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실제로 현대인의 체격이 커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고려하면, 좌석 크기 축소는 단순한 불만을 넘어선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좌석 크기 논란은 이미 해외에서 법적 쟁점으로 발전했습니다. 미국에서는 항공 승객 권익 단체가 연방항공청에 '최소 좌석 크기' 규정을 제정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미국 저가항공사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체격이 큰 승객에게 추가 좌석 구매를 의무화하는 정책을 도입해 '소비자 차별'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는 항공사의 수익 중심적 사고가 승객의 편의와 인권이라는 가치와 충돌하는 단적인 예입니다.  

 

수익성 극대화를 위한 항공사들의 아이디어는 멈추지 않습니다. 중국의 한 항공사는 기존 좌석보다 두께를 절반 가까이 줄여 좌석 수를 30개 가까이 늘린 '초박형 좌석'을 도입했으며 , 이탈리아의 한 제조업체는 '스탠딩 좌석'을 개발해 상용화를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탑승객의 등을 지지해 주는 형태로 비스듬히 기대어 앉는 방식인 스탠딩 좌석은 도입 시 탑승 인원을 최대 20%까지 늘릴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노예선 좌석'이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며 안전성과 승객 인권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이처럼 항공기 좌석은 기술 발전과 자본주의 논리가 첨예하게 부딪히는 지점이자, 비행기라는 공간을 자본력에 따른 계급 공간으로 변모시키는 양극화의 상징이 되고 있습니다.  

현명한 여행자를 위한 제언

항공기 좌석은 더 이상 단순한 공간이 아닙니다. 대한항공 프리미엄석의 도입 사례가 보여주듯, 항공사의 경영 전략과 경제 논리, 그리고 소비자 심리까지 복합적으로 담아내는 '자본주의의 축소판'이 되었습니다. 항공사에게는 수익 극대화를 위한 효율성의 도구지만, 소비자에게는 지불하는 가격에 따라 경험의 질이 확연히 나뉘는 '계급적 공간'을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현명한 여행자가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가격만으로 항공권을 선택해서는 안 됩니다. 내가 원하는 경험과 편의성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에 맞는 좌석은 어떤 것인지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좌석 간 간격과 너비, 기내식의 차이, 수하물 혜택 등 각 항공사와 좌석 등급의 미묘한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만족스러운 여행의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항공기 좌석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대한항공 프리미엄석 도입에 대한 의견을 댓글로 나눠주세요. 이 글이 유익하셨다면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FAQ: 자주 묻는 질문

Q1. 대한항공 프리미엄석은 어떤 노선에 도입되나요?

A. 대한항공은 B777-300ER 기종에 프리미엄석을 도입하여 주로 중·단거리 노선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Q2. 프리미엄 이코노미석과 비즈니스석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A.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은 비즈니스석처럼 180도 완전 평면으로 눕혀지지 않으며, 좌석의 너비와 개인 공간이 다소 좁습니다. 그러나 기내식 등 일부 서비스는 비즈니스와 유사하게 제공되는 경우도 있어 '가성비'를 추구하는 고객에게 적합합니다.  

 

Q3. 대한항공의 이코노미석이 정말 좁아졌나요?

A. 네. 프리미엄석 신설과 함께 좌석 수를 늘리면서 B777-300ER 기종의 이코노미석 너비가 기존보다 1인치 줄어들었습니다. 항공사 측은 시트 두께가 얇아져 체감 공간은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지만, 승객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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