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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교육·리뷰

생분해 기저귀: 500년의 플라스틱 저주를 끝낼 버섯균의 혁신

by 나이크 (injoys.com) 2025.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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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한 장의 기저귀가 남기는 500년의 유산

우리의 일상은 편의를 위해 소비되는 플라스틱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점심시간에 마신 테이크아웃 커피 용기, 퇴근 후 주문한 배달 음식 용기는 모두 한 번 사용된 후 버려집니다. 이러한 일상적 소비 속에서 우리는 종종 가장 거대하고 오래 지속되는 플라스틱 폐기물 중 하나를 간과하곤 합니다. 바로 갓난아기가 사용하는 일회용 기저귀입니다.

이 문제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한 명의 아기가 기저귀를 뗄 때까지 사용하는 일회용 기저귀의 양은 평균 5,000장에서 많게는 8,000장에 달합니다. 미국에서만 매년 약 274억 개의 기저귀가 버려지며 , 전 세계적으로는 매일 2억 5천만 개가 매립지로 향합니다. 진짜 문제는 이 기저귀들이 땅에 묻힌 뒤 완전히 분해되기까지 무려 500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입니다. 이는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그가 아기 시절에 사용했던 기저귀 수천 장이 수백 년 동안 지구 어딘가에 그대로 남아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폐기물은 단순히 공간만 차지하는 것이 아닙니다. 매립지는 대부분 산소가 부족한 혐기성 환경으로, 유기물조차 제대로 썩지 못하는 조건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플라스틱 기저귀는 오랜 시간에 걸쳐 유해한 미세 플라스틱을 토양과 수질로 유출시키고 , 매립지 자체는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을 대기 중으로 방출합니다. 따라서 기저귀 폐기물 문제는 단순히 쓰레기의 양에 관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영구적인 오염원을 물려주는 심각한 윤리적 딜레마입니다. 이 500년이라는 시간 척도는 문제를 단순한 폐기물 관리의 차원에서 우리 존재의 환경적 족적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로 격상시킵니다.

이처럼 거대한 문제에 직면하여, 인류는 절망하기보다 자연 그 자체에서 해답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예상치 못한 곳, 바로 균류의 왕국에서 플라스틱의 저주를 풀 혁명적인 해결책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본 보고서는 이 거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버섯균을 이용해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경이로운 기술과 그 뒤에 숨겨진 과학적 원리, 그리고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전 지구적 노력을 심도 있게 탐구할 것입니다.

1부: 해결책의 과학 - 버섯균은 어떻게 플라스틱을 '먹는가'

1.1 자연의 청사진: 리그닌과 플라스틱의 연결고리

버섯으로 대표되는 균류는 자연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분해자입니다. 이들의 주된 먹이는 나무를 단단하고 견고하게 만드는 복잡한 고분자 물질인 '리그닌(lignin)'입니다. 리그닌은 식물 세포벽의 구조를 지지하는 핵심 성분으로, 그 구조가 매우 복잡하고 견고하여 대부분의 미생물이 분해하지 못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과학적 돌파구의 실마리가 발견되었습니다. 리그닌의 화학 구조가 우리가 사용하는 많은 합성 플라스틱의 구조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는 사실입니다. 리그닌은 페놀성 전구체가 교차 결합하여 만들어진 방향족 고리가 풍부한 천연 고분자이며 , 플라스틱 역시 석유에서 추출한 원료를 중합하여 만든 합성 고분자입니다. 특히 기저귀에 사용되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폴리프로필렌(PP) 등은 리그닌처럼 분해하기 어려운 탄소 사슬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균류는 수백만 년에 걸쳐 이 단단한 리그닌을 분해하여 영양분으로 삼는 특별한 능력을 진화시켜 왔습니다. 이는 균류가 플라스틱이라는 인공적인 물질을 분해할 수 있는 잠재적인 생물학적 도구, 즉 효소를 이미 가지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 자연의 청사진을 이해하는 것이 '버섯으로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기술'의 핵심 원리입니다.

1.2 효소의 '공격': 균사체 정화(Mycoremediation)의 원리

균류가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과정은 물리적으로 씹어 먹는 것이 아니라, 정교한 화학적 작용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균류는 세포 밖으로 강력하고 특화된 '세포 외 효소(extracellular enzymes)'를 분비하여 플라스틱을 분자 단위에서 공격합니다.

이 과정에 관여하는 핵심 효소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리그닌 분해 효소 (Lignin Peroxidases, Laccases): 본래 나무의 리그닌을 분해하기 위해 진화한 효소들로, 플라스틱의 복잡한 구조를 공격하는 데에도 효과를 보입니다.
  • 플라스틱 분해 효소 (Cutinases, Lipases, Esterases): 이 효소들은 PET나 폴리우레탄과 같은 플라스틱에서 흔히 발견되는 에스터 결합을 표적으로 삼아 절단하는 역할을 합니다. 마치 분자 가위처럼 작용하여 긴 고분자 사슬을 잘게 자릅니다.

분해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은 단계로 진행됩니다.

  1. 부착 (Attachment): 균사체(곰팡이의 몸체를 이루는 실 같은 구조)가 플라스틱 표면에 달라붙어 군집을 형성합니다.
  2. 분비 (Secretion): 균류는 위에서 언급한 효소들을 플라스틱 표면으로 분비합니다. 이 효소들은 거대하고 무거운 고분자 사슬을 작고 단순한 분자(단량체 및 올리고머)로 분해합니다.
  3. 흡수 (Absorption): 균류는 이렇게 잘게 쪼개진 분자들을 탄소원으로 흡수하여 자신의 생장과 에너지원으로 사용합니다.
  4. 전환 (Transformation): 이 과정의 최종 결과물은 더 작은 미세 플라스틱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물질인 영양분 풍부한 토양과 균사체 자체입니다. 이는 단순히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것을 넘어, 유해한 폐기물을 자연으로 되돌리는 진정한 의미의 순환을 의미합니다.

1.3 실험실에서 매립지로: 과학적 여정

플라스틱을 먹는 균류의 발견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이 연구의 기원은 2011년 예일대학교 연구팀이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발견한 균류 '페스탈로티옵시스 미크로스포라(Pestalotiopsis microspora)'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 균류는 산소가 없는 혐기성 조건에서도 폴리우레탄을 소화할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이 획기적인 발견은 수년간 실험실의 페트리 접시 안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과학적 발견을 실제 소비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상용 제품으로 전환하는 데에는 거대한 기술적 장벽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살아있는 균류를 장기간 보관할 수 있도록 안정화시키고, 대량 생산이 가능하도록 확장하며, 소비자가 사용하기에 안전하다는 것을 보증하는 것이 핵심 과제였습니다.

이 지점에서 미국 스타트업 '히로 테크놀로지스(Hiro Technologies)'의 혁신이 시작됩니다. 그들의 진정한 업적은 플라스틱을 먹는 균류를 '발견'한 것이 아니라, 야생의 현상을 '길들여'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소비재로 탈바꿈시킨 데 있습니다. 창업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들은 "버섯이 이미 할 줄 아는 일을 하도록 재교육했을 뿐"이지만 , 이 과정에는 특정 균주를 선별하고, 배양하며, 장기간 유통이 가능하도록 안정화시키는 고도의 생명공학 기술이 집약되어 있습니다. 히로 테크놀로지스는 순수 과학과 실용적인 소비자 애플리케이션 사이의 '마지막 1마일'을 해결함으로써, 실험실의 가능성을 현실의 해결책으로 만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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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인간의 이야기 - 한 부모의 사명감이 기저귀를 재창조하다

2.1 창업가들: 파괴적 혁신의 드림팀

히로 테크놀로지스의 성공 뒤에는 각기 다른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어온 두 명의 창업가가 있습니다. 이들의 조합은 깊이 있는 전문성과 시장을 뒤흔드는 마케팅 감각의 시너지를 만들어냈습니다.

  • 테로 이소카우필라 (Tero Isokauppila): 그는 단순히 창업가가 아니라, 핀란드에서 13대째 농장을 이어온 '버섯 전문가'입니다. 그는 이미 '포시그매틱(Four Sigmatic)'이라는 회사를 통해 버섯 커피를 대중화시키며 균류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업적 성공을 증명한 인물입니다. 그의 배경은 히로 테크놀로지스의 기술에 강력한 진정성과 전문성을 부여합니다.
  • 미키 아그라왈 (Miki Agrawal): 그녀는 생리용 속옷 브랜드 '싱스(Thinx)', 비데 전문 브랜드 '터시(Tushy)' 등을 성공시킨 연쇄 창업가입니다. 그녀는 기존 산업의 관행에 도전하고,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소비재 브랜드를 만드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녀의 합류는 히로의 혁신적인 기술이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강력한 동력이 되었습니다.

2.2 '유레카'의 순간: 아버지의 불안이 균류 해결책으로

모든 위대한 혁신이 그렇듯, 히로 테크놀로지스의 시작에도 개인적이고 진솔한 동기가 있었습니다. 핀란드 출신의 버섯 전문가 테로 이소카우필라는 첫 아이의 아버지가 되면서 충격적인 현실과 마주했습니다. 자신의 아이가 매일 쏟아내는 기저귀 쓰레기의 양과 그것이 환경에 미치는 끔찍한 영향에 깊은 죄책감을 느꼈습니다. 그는 시중에 나와 있는 기존의 '친환경 기저귀' 대안들도 탐색했지만, 성능이 떨어지거나 오히려 더 많은 미세 플라스틱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아 실망만 커졌습니다.

공동 창업가인 미키 아그라왈에게도 비슷한 '유레카'의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 '히로(Hiro)'에게 기후 변화에 관한 동화책을 읽어주다가 플라스틱을 먹는 균류에 대한 내용을 발견했습니다. 이 개인적인 경험은 회사의 이름이자 사명이 되었습니다. 그녀는 "모유가 액체 황금이라면, 아기 똥은 비료계의 황금일 것이다. 왜 우리는 이 강력한 비료를 플라스틱으로 감싸서 버리고 있는가?"라는 통찰을 얻었습니다. 이 질문은 기저귀 문제를 '처리해야 할 폐기물'에서 '균류를 활성화시키는 귀중한 자원'으로 재정의하는 인식의 대전환을 가져왔습니다.

2.3 제품: 마이코다이제스터블(MycoDigestible) 기저귀

이러한 고민과 통찰의 결과물이 바로 '마이코다이제스터블' 기저귀입니다. 사용법은 놀라울 정도로 간단하고 우아합니다.

  • 작동 방식: 부모는 사용한 기저귀를 버리기 전에 '슈퍼히로 펀자이(SuperHiro Fungi)'라고 불리는 균류 분말이 담긴 작은 파우치를 기저귀 안에 넣기만 하면 됩니다. 이 기저귀가 매립지에 묻히면, 아기의 배설물이 제공하는 습기와 유기물이 동면 상태의 균류를 '깨우는' 역할을 합니다. 활성화된 균류는 1~2주 내에 기저귀 내부에서부터 분해를 시작합니다.
  • 성능과 소재: 히로 기저귀는 친환경 제품이 성능 면에서 타협해서는 안 된다는 철학 아래 개발되었습니다. 흡수력이 매우 뛰어나고, 표백하지 않은 면과 같은 지속 가능한 소재를 사용하여 아기 피부에도 안전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는 환경을 생각하는 부모들이 가장 우려하는 '성능 저하' 문제를 정면으로 해결하려는 시도입니다.
  • 공신력: 이 기술은 단순한 아이디어가 아닙니다. 특허를 획득했으며, 부직포 산업계에서 최고의 영예로 꼽히는 '2024 하이지닉스 혁신상(Hygienix Innovation Award)'을 수상하며 그 혁신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습니다.
특징 기존 일회용 기저귀 히로 마이코다이제스터블 기저귀
분해 시간 500년 이상 약 9개월 ~ 1년
최종 분해 산물 미세 플라스틱, 보존된 폐기물 영양이 풍부한 토양과 균사체
분해 과정 매립지 환경에서 거의 분해되지 않음 배설물에 의해 활성화되는 능동적 균사체 정화
핵심 혁신 내용물 봉쇄를 위한 플라스틱 고분자 특허받은, 상온 보관 가능한 플라스틱 분해 균류
환경적 유산 영구적인 오염 자연으로 회귀하는 순환

이 표는 히로 기저귀가 기존 제품과 근본적으로 어떻게 다른지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이는 단순한 개선이 아니라, 폐기물의 개념 자체를 바꾸는 패러다임의 전환입니다.

2.4 비전: 아기방을 넘어 세상으로

히로 테크놀로지스의 목표는 단순히 더 나은 기저귀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그들의 궁극적인 야망은 '플라스틱을 먹는 균류 기술'의 글로벌 공급자가 되는 것입니다.

그들은 기저귀를 시작으로, 현재 마땅한 폐기 솔루션이 없는 수많은 플라스틱 제품 제조업체 및 폐기물 관리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자 합니다. 그들의 균류 기술을 다양한 플라스틱 제품과 폐기물 처리 시스템에 내장하여,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창업가 테로 이소카우필라의 말처럼, 이들의 비전은 명확합니다. "우리가 기저귀를 분해할 수 있다면, 우리는 무엇이든 분해할 수 있습니다".

3부: 글로벌 컨텍스트 -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향한 세계의 경주

히로 테크놀로지스의 혁신은 단지 하나의 뛰어난 제품을 넘어, 플라스틱 위기를 해결하려는 전 지구적 노력이라는 더 큰 맥락 속에서 그 의미가 증폭됩니다. 현재 세계는 역사적인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한 법적 구속력 있는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3.1 국제 플라스틱 협약: 변화를 위한 글로벌 위임

이 협약의 공식 명칭은 '해양 환경을 포함한 플라스틱 오염에 관한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 협약 개발을 위한 정부 간 협상위원회(INC)'입니다. 2022년 3월 유엔환경총회(UNEA)에서 역사적인 결의안이 채택되면서 시작된 이 협상은, 파리 기후변화협약 이후 가장 중요한 국제 환경 협약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협약의 핵심 목표는 플라스틱의 '전 생애주기(full life cycle)'를 다루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것을 넘어, 플라스틱의 생산과 설계 단계에서부터 소비, 폐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오염을 줄이기 위한 포괄적인 접근을 의미합니다.

3.2 협약으로 가는 길: 푼타델에스테에서 제네바까지

협상은 2022년 우루과이 푼타델에스테에서 시작된 1차 회의(INC-1)를 시작으로 파리(INC-2), 나이로비(INC-3), 오타와(INC-4)를 거쳐 2024년 말 대한민국 부산에서 5차 회의(INC-5.1)가 열렸으며, 최종 타결을 위한 회의(INC-5.2)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 중입니다.

특히 한국 독자들에게 중요한 점은, 협약 타결을 위한 중요한 길목이었던 5차 회의가 부산에서 개최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대한민국이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국제 외교의 중심에 서 있음을 보여주며, 이 문제를 더욱 시급하고 직접적인 우리의 과제로 인식하게 합니다. 또한 한국 정부는 강력한 협약을 지지하는 70여 개국의 연합체인 '우호국 연합(High Ambition Coalition)'의 일원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3.3 거대한 논쟁: 생산 감축 대 폐기물 관리

이 역사적인 협상의 가장 큰 쟁점은 바로 '플라스틱 생산 감축' 문제입니다. 협상에 참여한 국가들은 크게 두 입장으로 나뉘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 우호국 연합의 입장: 대한민국을 포함한 70여 개국과 대다수 환경 단체들은 협약에 법적 구속력을 갖는 '신규(virgin) 플라스틱 생산 감축 목표'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들은 플라스틱의 과잉 생산이라는 문제의 근원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결코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 반대 입장: 일부 주요 산유국과 석유화학 산업계는 생산 감축에 강력히 반대하며, 대신 재활용률을 높이고 폐기물 관리 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하류(downstream)' 해결책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러한 정치적, 경제적 교착 상태는 강력한 국제 규범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줍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히로 테크놀로지스와 같은 기술 기반의 혁신이 빛을 발합니다. 마이코다이제스터블 기저귀는 '생산을 줄일 것인가, 폐기물을 더 잘 관리할 것인가'라는 이분법적 논쟁을 우아하게 뛰어넘는 '제3의 길'을 제시하기 때문입니다. 이 기술은 당장 플라스틱 생산을 금지하지 않으면서도, 일단 생산된 플라스틱이 환경에 미치는 해악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혁신적인 폐기물 관리 방식을 보여줍니다. 즉, 정치적 합의가 지연되는 동안에도 시장과 기술이 먼저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이는 히로의 기술이 단순한 친환경 제품을 넘어, 글로벌 정책의 교착 상태를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정치적, 경제적 메시지를 담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결론: 미래는 균류다 - 도전과 가능성, 그리고 우리의 역할

4.1 넘어야 할 장벽들

모든 파괴적 혁신 기술이 그러하듯, 버섯균 기저귀 역시 상용화 초기 단계에서 몇 가지 현실적인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 가격: 혁신적인 친환경 소재와 기술은 초기 생산 비용이 높아 일반 제품보다 가격이 비쌀 수 있습니다.
  • 편의성: 바쁜 부모들에게 기저귀를 버리기 전 균류 파우치를 넣는 추가적인 단계는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 확장성과 안전성: 회사는 전 세계 각국의 다양한 안전 규제를 충족하고, 어떤 환경에서도 일관된 분해 성능을 보장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4.2 소비자 선택의 힘

그러나 이러한 도전 과제들은 실패의 요인이기보다는, 모든 혁신이 겪는 성장통에 가깝습니다. 이를 증명하듯, 히로 테크놀로지스는 킥스타터 크라우드펀딩 캠페인을 통해 490명의 후원자로부터 54,480달러를 모금하며 성공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이는 가격이나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기꺼이 새로운 해결책을 지지하고 동참하려는 열정적인 '얼리 어답터' 시장이 분명히 존재함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이는 '의식 있는 소비'라는 더 큰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소비자가 지속 가능한 제품을 하나 구매할 때마다, 이는 시장에 강력한 신호를 보냅니다. 이러한 신호는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하고, 생산 규모를 확대하며, 궁극적으로는 기술을 발전시키고 가격을 낮추는 선순환을 만들어냅니다.

4.3 행동을 위한 제언

결론적으로, 한 장의 기저귀가 남기는 500년의 플라스틱 유산은 이제 버섯균의 놀라운 힘을 통해 1년 안에 영양분 가득한 흙으로 돌아갈 수 있는 가능성의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플라스틱 위기의 해결책은 제네바의 외교관들이나 실리콘밸리의 기술자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의 장바구니와 매일의 선택 속에도 존재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명확합니다.

  1. 지속적인 관심: 히로 테크놀로지스와 같은 혁신 기업의 성장과 국제 플라스틱 협약의 최종 결과를 꾸준히 지켜보는 것입니다.
  2. 개척자 지지: 가능할 때마다 지속 가능성의 경계를 넓히는 브랜드를 선택하고 지지하는 것입니다.
  3. 대화의 확산: 이 문제에 대해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가치 있게 여기는 사회적 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입니다.

미래가 하룻밤 사이에 플라스틱 없는 세상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인간의 창의성과 변화를 향한 우리의 집단적 의지가 만난다면, 우리가 버리는 것들이 수백 년간 지구를 오염시키는 대신 다시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는 미래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미래는 바로 균류와 함께 시작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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