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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투자·비즈

슈카가 쏘아 올린 '990원 소금빵' 논란이 남긴 씁쓸함

by 나이크 (injoys.com) 2025.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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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유튜브 채널이 연 초저가 팝업 베이커리가 빵값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이와 관련해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커지며 사과 영상이 올라왔을 정도로, 인기 크리에이터의 시도가 시장에 일으킨 파장이 큽니다. 팝업과 고정 점포의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비싼 빵 가격과 더불어 한국 사회 자영업 현실을 다각도로 비춰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구독자 360만 명을 보유한 경제 유튜브 채널 ‘슈카월드’의 운영자 슈카가 저렴한 베이커리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가 논란이 커지자 자영업자들에게 사과했습니다. 슈카월드가 성수동에 연 팝업스토어 ‘ETF 베이커리’는 ‘빵플레이션(빵+인플레이션)’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990원짜리 소금빵과 베이글, 1990원짜리 식빵 등 시중가 대비 저렴한 가격의 빵을 선보였는데요. 이를 두고 소비자들이 그간 빵 가격이 거품이었다며 지적하자, 졸지에 빵 파는 사람들을 폭리를 취하는 사람으로 만들었다는 자영업자들의 반발의 목소리가 커졌던 거죠. 이번 논란이 생기게 된 상황과 흐름, 빵 가격을 둘러싼 소비 구조와 유통 전략, 그리고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사회적 영향력 등을 살펴봤습니다.  

 

990원 빵은 어떻게 가능했나: 팝업스토어 비즈니스 모델 심층 해부

초저가 전략의 비밀

슈카월드의 초저가 빵은 기존 제빵업계와는 다른 비즈니스 모델에서 비롯됩니다. 먼저, 원자재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밀가루나 버터 등을 산지 직송 방식으로 공급받아 유통 비용을 절감했습니다. 또한, 빵 모양을 단순화하고 포장 비용을 최소화함으로써 인건비와 부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독특한 가격 책정 방식은 ‘마진율’이 아닌 ‘마진액’을 기준으로 했다는 점입니다. 즉, 원가에 관계없이 빵 하나당 일정 금액의 마진(예: 800원)을 고정하는 방식으로, 원가가 200원인 빵은 1000원에, 1200원인 빵은 2000원에 판매하는 구조입니다. 이처럼 원재료비 상승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고 최소한의 마진만 남기는 전략은 소비자들에게 가성비가 높다는 인상을 주게 됩니다.

팬덤의 힘, 박리다매의 가능성

이러한 초저가 전략이 성공하려면 박리다매가 필수적입니다. 즉, 개당 마진은 적더라도 압도적인 판매량을 통해 총수익을 극대화해야 합니다. 이는 슈카월드의 거대한 팬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360만 명에 달하는 구독자들은 팝업스토어 오픈 첫날부터 인근 골목을 가득 메웠고, 빵을 구매하기 위해 수 시간 동안 줄을 서는 오픈런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베이커리 매장의 성공을 넘어, 팬덤이 단순한 콘텐츠 소비자를 넘어 새로운 소비 주체로 진화했음을 보여줍니다. 거대 팬덤은 그 자체로 막강한 마케팅 비용으로 작용하며, 기존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인기 크리에이터가 영상 수익 외에 직접 제품을 기획하고 판매하는  크리에이터 커머스의 위력을 증명하는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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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리가 아닌 생존': 한국 제빵 자영업의 민낯

빵값의 구조적 원인

슈카월드의 990원 소금빵을 본 소비자들은 "그동안 빵값이 거품이었다"고 지적하지만, 제빵업계에는 폭리라는 비판이 억울하게 들립니다. 실제로 한국의 빵값은 공정거래위원회 보고서나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프랑스나 미국에 비해 비싼 수준입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자영업자들이 통제하기 힘든 구조적인 요인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높은 인건비입니다. 공정위 보고서에 따르면 빵 제조업체의 원가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기준 28.7%로, 전체 식품 제조업 평균(8.1%)의 3배가 넘습니다. 숙련된 제빵사의 노동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인건비가 생산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또한, 밀(자급률 1% 미만), 우유, 계란 등 빵의 주요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국제 곡물 가격 및 환율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복잡한 유통 구조와 소수의 대기업이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현상도 가격 경쟁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치솟는 물가와 낮은 영업이익률의 딜레마

이러한 구조적 문제는 소비자들의 인식과 자영업자의 현실 간의 모순을 만들어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빵 물가지수는 지난 5년간 약 40% 가까이 상승하며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빵값 거품이라는 비판과는 달리, 제빵업계는 오히려 낮은 영업이익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업계 1위인 파리크라상(파리바게뜨 운영)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15%에 그쳤고, CJ푸드빌(뚜레쥬르 운영) 역시 4.07%를 기록해 다른 식품 업종 평균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소비자들은 "비싸서 못 사겠다"고 느끼지만, 자영업자들은 "남는 게 없다"고 하소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팝업스토어는 단기적인 이벤트 성격이 강해 화제성과 마케팅 효과를 노리지만 , 일반 고정 점포는 매달 발생하는 임대료, 인건비, 공과금 등 고정비를 감당하며 꾸준히 생존해야 합니다. 한 제빵 자영업자는 "유명 유튜버는 990원에 파는데, 여기는 왜 이렇게 비싸냐"는 손님의 항의를 들었다며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시장을 움직이는 새로운 권력: 크리에이터 커머스와 사회적 책임

광고 수익 너머의 사업 확장

이번 슈카 소금빵 논란은 단순히 빵값에 대한 논쟁을 넘어, 디지털 시대에 급부상한 크리에이터 경제의 새로운 단면을 보여줍니다. 과거 유튜버들의 수익 모델은 주로 광고 수익이나 뒷광고 논란과 같은 상업적 정직성에 대한 문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슈카월드처럼 직접 제품을 기획하고 판매하며 팬덤을 비즈니스의 핵심 동력으로 활용하는 크리에이터 커머스 모델이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는 팬들이 단순히 콘텐츠를 시청하는 것을 넘어, 자신이 지지하는 크리에이터의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 주체로 진화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의도치 않은 파장, 책임의 무게

하지만 이러한 새로운 영향력에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따릅니다. 슈카의 이번 빵값 논란은 "싼 빵을 만들면 좋아할 줄 알았다"는 선한 의도에서 시작되었지만 , 거대한 팬덤의 파급력이 기존 시장에 예상치 못한 교란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구독자 수 360만 명은 단순히 클릭 수에 머무는 숫자가 아니라, 전통적인 자영업자들에게 실질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 강력한 시장 플레이어의 힘을 상징합니다. 이는 유튜버에게 전통 방송 매체에 준하는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는 단계로의 진입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습니다. 슈카가 즉각 사과하며 오해를 풀고자 했던 것은 그 책임감을 인지하고 행동으로 옮긴 좋은 사례였지만 , 앞으로 이러한 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새로운 기준과 사회적 합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한국 빵값이 유독 비싼 이유는 무엇인가요?

A. 한국의 빵값은 높은 인건비와 주요 원재료의 높은 수입 의존도가 가장 큰 원인입니다. 특히 인건비가 전체 제조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식품군에 비해 3배 이상 높다는 공정위 보고서 결과도 있습니다.

 

Q2. 팝업스토어는 왜 싼 가격에 빵을 팔 수 있었나요?

A. 팝업스토어는 단기적인 이벤트라는 특수성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원재료를 직거래하고, 생산 공정 및 포장을 단순화하여 비용을 절감했으며, 무엇보다 대규모 팬덤을 통해 박리다매가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Q3. 슈카의 990원 빵 판매가 자영업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A. 일부 제빵 자영업자들은 실제로 "유명 유튜버는 990원에 빵을 파는데, 여기는 왜 비싸냐"는 손님들의 항의를 받았고, 매출 감소를 경험했습니다. 의도치 않게 폭리를 취하는 사람으로 비춰져 억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결론 및 종합 인사이트: 슈카 소금빵 논란이 남긴 것

이번 슈카 소금빵 논란은 팝업스토어의 마케팅 전략과 고정 점포의 생존 전략이라는 전혀 다른 두 비즈니스 모델을 소비자들이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면서 발생한 사건이었습니다. 빵값 거품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과 구조적 어려움에 시달리는 자영업자의 현실이 교차하며 빚어진 해프닝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번 사건은 팬덤이 단순한 콘텐츠 소비를 넘어 시장의 판도를 움직이는 새로운 경제 주체가 되었음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디지털 시대, 크리에이터의 무형의 영향력이 실제 시장에 막대한 파장을 일으키는 만큼, 그 영향력과 책임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와 팬덤 경제에 대해 더 궁금하시다면, 아래 관련 글들을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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