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 <오디세이>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다시 대중적 관심의 중심으로 불러왔다. 그러나 원작의 항해를 조직 성과표로 바꾸어 보면 영웅담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결과가 나타난다. 트로이에서 12척의 배를 이끌고 출발한 오디세우스는 동료를 모두 잃었고, 다른 이들의 배에 의지해 홀로 이타카로 돌아왔다.
이 사실이 곧바로 그를 ‘최악의 리더’로 확정하지는 않는다. 반대로 불확실성을 견디고 끝까지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이유만으로 성공한 리더라고 부를 수도 없다. 『오디세이아』가 지금의 리더에게 유용한 이유는 모범 답안을 제공해서가 아니라 성과, 책임, 운, 권한, 신뢰가 충돌하는 복잡한 사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먼저 확인할 사실: 정말 구성원이 전원 사망했나
『오디세이아』에서 오디세우스와 함께 항해한 동료들은 귀환 전에 모두 죽는다. 작품 첫머리도 그가 동료들을 구하려 했지만 끝내 구하지 못했다고 요약한다. 다만 모든 죽음이 한 번의 판단이나 동일한 원인에서 발생한 것은 아니다.
| 사건 | 주요 피해와 결과 | 리더십 관점의 쟁점 |
|---|---|---|
| 키코네스족과의 전투 | 각 배에서 6명씩, 모두 72명이 사망한 것으로 서술된다 | 약탈 후 즉시 철수하라는 명령을 동료들이 따르지 않았다 |
| 키클롭스의 동굴 | 폴리페모스가 동료 6명을 잡아먹는다 | 오디세우스는 전리품만 챙겨 떠나자는 동료의 제안을 거절했다 |
| 폴리페모스 탈출 이후 | 오디세우스가 자신의 이름을 외쳐 포세이돈의 분노를 부른다 | 탈출 성공 뒤의 과시욕이 장기적인 위험을 만들었다 |
| 아이올로스의 바람 자루 | 동료들이 자루를 몰래 열어 이타카 앞에서 다시 표류한다 | 불복종뿐 아니라 보상과 정보에 관한 불신이 드러난다 |
| 라이스트리곤족의 공격 | 오디세우스의 배를 제외한 11척이 파괴된다 | 정박 위치와 정찰 방식의 차이가 생존을 갈랐다 |
| 키르케의 섬 | 엘페노르가 지붕에서 추락해 사망한다 | 장기간 체류 중 규율과 안전 관리가 느슨해졌다 |
| 스킬라와 카리브디스 | 스킬라가 선원 6명을 낚아채 죽인다 | 전멸을 피하려는 차악의 선택이지만 위험 정보는 충분히 공유되지 않았다 |
| 태양신 헬리오스의 소 | 동료들이 금지된 소를 잡아먹고 제우스의 벼락으로 모두 죽는다 | 굶주림, 지시 위반, 보급 실패와 초자연적 처벌이 함께 작용한다 |
따라서 ‘오디세우스가 부하 전원을 죽였다’는 표현은 지나치게 단순하다. 더 정확한 진술은 ‘그가 지휘한 귀환 항해에서 동료 전원이 사망했고, 그 결과에는 동료들의 선택, 리더의 판단, 자연과 신의 개입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이다.
개인의 귀환과 조직의 성공은 같은가
리더의 성과를 평가하려면 먼저 성공의 단위를 정해야 한다.
- 개인 목표: 오디세우스는 생존해 이타카로 돌아가 왕위와 가족을 되찾았다.
- 임무 목표: 선단과 동료를 고향으로 귀환시키는 임무는 달성하지 못했다.
- 조직 보존: 배 12척과 동료 전원을 잃었다.
- 시간과 자원: 트로이 전쟁이 끝난 뒤 귀환에 다시 10년이 걸렸다.
- 윤리적 결과: 일부 동료는 피할 수 없는 위협으로 죽었지만, 일부 손실에는 무리한 탐색과 과시적 행동이 영향을 주었다.
이 구분은 현대 조직에도 적용된다. 창업자가 회사를 매각해 개인적으로 큰 보상을 받았더라도 직원과 고객에게 심각한 피해가 남았다면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성공한 프로젝트라고 할 수 없다. 목표 달성 여부만큼 누구의 목표였는지, 누가 비용을 부담했는지를 물어야 한다.
오디세우스에게 유리한 평가
오디세우스의 리더십에는 실제 강점이 있다. 이를 부정하면 작품이 보여주는 위기 대응의 복잡성을 놓치게 된다.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결정을 내렸다
키클롭스의 동굴 탈출처럼 시간이 부족하고 완전한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그는 실행 가능한 계획을 만들었다. 괴물을 취하게 하고 눈을 멀게 한 뒤 양의 배 아래에 몸을 묶어 탈출한 과정은 관찰, 기만, 자원 활용을 결합한 문제 해결 사례다.
목적지를 잃지 않았다
유혹과 좌절이 반복되어도 오디세우스는 이타카 귀환이라는 목적을 포기하지 않았다. 장기 프로젝트에서 목적의 지속성은 조직이 단기적 혼란을 견디게 하는 힘이 될 수 있다.
자신도 위험을 부담했다
그는 명령만 내리고 안전한 곳에 머무르는 인물이 아니다. 정찰과 전투에 직접 참여하고, 동료를 구하기 위해 키르케에게 맞선다. 책임자가 위험을 공유하면 명령의 정당성과 구성원의 신뢰가 높아질 수 있다.
모든 실패가 통제 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폭풍, 괴물, 신들의 적대는 인간의 예측과 통제를 넘어선다. 현대적으로 읽으면 시장 급변, 전쟁, 재난, 규제 변화처럼 리더가 제거할 수 없는 외부 충격에 해당한다. 나쁜 결과가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당시의 결정까지 자동으로 나쁜 결정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디세우스에게 불리한 평가
그를 책임감 있는 영웅으로만 읽는 것도 위험하다. 작품에는 충분히 피하거나 줄일 수 있었던 손실이 반복된다.
호기심과 과시욕이 조직의 위험으로 전환됐다
키클롭스의 동굴에서 동료들은 음식과 가축을 챙겨 빨리 떠나자고 제안한다. 오디세우스는 주인을 만나 선물을 받으려는 기대 때문에 남는다. 탈출한 뒤에는 자신의 이름을 밝히며 폴리페모스를 조롱하고, 그 결과 포세이돈의 보복을 초래한다.
이는 개인의 명예욕이 조직 전체의 위험 비용으로 전가된 사례로 읽을 수 있다. 리더의 대담함과 허영심은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비슷하게 보이므로 반대 의견을 검토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필요한 정보까지 독점했다
오디세우스는 스킬라가 여섯 사람을 죽일 것이라는 예고를 들었지만 선원들에게 구체적인 위험을 알리지 않는다. 공포로 노를 놓는 사태를 막으려는 판단이었다고 해도, 희생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게 정보를 주지 않았다는 윤리적 문제가 남는다.
조직에서 비밀 유지가 필요한 경우는 있다. 그러나 정보 공개가 불편하다는 이유와 작전상 반드시 제한해야 한다는 이유는 구분해야 한다. 구성원이 위험을 이해하고 대비할 기회를 빼앗는 결정에는 더 높은 설명 책임이 따른다.
명령 반복이 신뢰를 대신하지 못했다
바람 자루와 태양신의 소 사건에서 동료들은 명령을 어긴다. 이를 단순히 무능하고 탐욕스러운 부하의 문제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자루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공유되지 않았고, 오디세우스가 보상을 독점한다는 의심이 생겼다는 점도 중요하다.
명령 준수는 직책만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정보 격차가 크고 공정성에 대한 의심이 쌓이면 구성원은 리더의 설명보다 소문을 믿는다. 심리적 안전감은 편안한 분위기만을 뜻하지 않는다. 의문을 제기하고 위험을 보고하며 결정의 근거를 확인할 수 있는 환경도 포함한다.